일상

치매어르신 케어 일지 2

by 메모리 posted Oct 23, 201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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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박




민oo어르신 보호자께서 가져 오신 호박입니다.

막내 따님은 주말 농장을 하신다고 했습니다.

얼마전인가는 감자와 갖가지 농산물을 많이 가지고 오셨는데 이번에는 호박이네요.

다른 요양원으로 옮기셨다가 다시 입소 후에는 좀 더 정을 주시는듯 합니다.

감사한 일이지요.



어르신께 여쭈어 보았습니다.

"어르신 따님이 호박을 많이 가져 오셨는데 늙은 호박으로는 무얼 해 먹어야 하지요?"

민oo어르신:아무꺼나 해 먹어요~



어제는 촉탁의께서 정기 진료와 독감 예방 접종을 해 주시는 날이었습니다.

다른 어르신께서는 주사를 잘 맞으시는데

민oo어르신께서는

 "안 맞어~주사를 왜 맞어? 내가 예전에 간호원이었어~2년을 간호원 했어~의사질도 했어~안맞어~~!!!"



쵸콜릿 드리면서

"이거 드시고 주사 맞으세요~"하니

웃으시면서 촉탁의를 가리키며 "저 사람도 줘~"하십니다.

그때의 틈을 타서 양쪽에서 손을 잡고 주사 콕~!



촉탁의 가신 후에

"어르신 주사 어디다 맞으셨어요?"

민oo어르신:안 맞었어. 주사를 왜 맞어?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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허브향기가 나는 바질


신o덕 어르신 보호자께서 가지고 오신 화분인데 허브 향이 그윽한 아주 기분을 좋게 하는 화초입니다.



신o덕 어르신:"이거 내꺼여~"

다른 어르신이 덮고 계시는 무릎 담요를 훌렁 벗겨서 도망치듯 방으로 가십니다.

신o애 어르신:"선생님~내 꺼 뺏어 가요~"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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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래



몇 해 전에 남의  밭에 있는 달래를 5개 정도 얻어다 옮겨 심었는데, 마당 한 켠을 차지한 달래 밭이 되었네요.

캐어서 주방에 주었더니 간장에 넣어서 양념장을 만들고, 고추장으로 새콤 달콤 무쳤는데 맛이 있었어요.

그러나 이걸 드실만한 어르신이 안 계신것이 아쉽네요.

우리들의 입이 즐겁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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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추 씨앗 파종


엊그제 텃 밭 한켠에 상추 씨앗을 뿌려 놓았습니다.

가을에 씨앗을 뿌려 놓으면 겨울을 난 상추가 맛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듯 해서요.

과연 내년에 상추를 먹어 볼 수 있을까요?

기대가 됩니다.